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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승강장 표지판 교통정보 전무, 제 기능 못해
-위치표시, 노선안내 등 필요한 정보 없고 해나루쌀 홍보로 도배-
 
오동연 기자 기사입력  2012/01/08 [20:47]
 
당진시 관내 694곳에  설치돼 있는 시내버스 승강장 표지판에 '당진시' 와 해나루 쌀 홍부문구만 나열돼 있을 뿐 승강장 위치표시,운행시간, 노선안내 등  대중교통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교통관련 정보가 전혀 없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버스표지판의 기능은 첫째 승객 승하차를 위해 버스가 멈추는 곳임을 알리는 것, 둘째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 셋째 행선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당진의 시내 버스 승강장 표지판은 승객에게 필요한 정보는 없고 ‘해나루 쌀 홍보’ 문구로 도배돼 있다.

당진시의 버스표지판은 당진군이었던 때부터 어느 곳이든 ‘당진’이라고 명시돼 있고, ‘해나루 쌀’ 홍보문구만 천편일률적으로 있을 뿐, 본연의 기능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당진의 버스표지판은 어느 곳에 있든지 '당진시'와 해나루 쌀 홍보 이미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 e-당진뉴스


-어디서나 ‘당진시’, ‘해나루 쌀’ 뿐 

 
이주민이나, 타 도시를 왕래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진의 시내버스표지판에 대해 한번 쯤 의아해 할 만하다. 서울이나 수도권의 경우는 버스표지판에 자세한 버스노선을 표기하고 있고, 심지어 전광판 등 시설을 이용해 버스가 몇 분 후에 도착하는 지도 알리고 있다. 
 
▲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는 버스 표지판에는 현 위치 명시와 함께 자세한 노선 안내가 돼 있고, 전광판이나 스크린을 이용해 버스가 언제 오는지 등 정보도 제공한다. 사진은 경기도 부천시의 버스표지판과 스크린 시설.     © e-당진뉴스

 
이제 막 ‘시’로 승격된 당진시의 경우 단기간에 ‘대도시’ 수준의 선진 시스템을 갖출 순 없겠지만, 시내 버스 승강장 표지판의 경우  인근 예산군보다도 뒤져 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예산군 버스 표지판(왼쪽)에는 예산사과를 상징하는 이미지와 함께 지명도 같이 표기하고 있다. 서산시(오른쪽)의 경우도 현 위치를 표기하고 있다.     © e-당진뉴스

인접한 서산시, 아산시, 평택시, 예산군 모두 버스표지판은 각각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현 위치의 지명 등 기본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 아산시의 신형 버스표지판(사진)의 모습. 현 위치가 어디인지, 버스가 향하는 곳이 어디인지 명시돼 있다. 기존의 구형 버스표지판도 현 위치 정도는 명시하고 있다. 아산시는 현재 전체 표지판 중 60~70%정도를 신형으로 교체했다.     © e-당진뉴스

물론 당진에서 오래 거주한 시민은 그런 정보가 없더라도 불편이 적겠으나, 외지전입 인구가 많은  당진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해나루 쌀 홍보도 좋지만...


외국인 노동자, 이주민, 대학생,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객에게 당진의 시내버스 승강장 표지판은  지리교시 기능이 없어 너무나 ‘불친절’하고 불편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순성면의 김모(30)씨는 “당진에 산다고 해서 방향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 타 도시로 대학을 다니기 전까지는 다 당진과 같을 줄 알았지만, 졸업하고 당진에 와보니 당진의 버스표지판은 어디든 다 같은 내용이다. 솔직히 불편하다. 게다가 나는 이미 해나루 쌀을 매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대학에 다니는 한 학생도 “처음 당진에 와 익숙해지기 전까지 몇 번은 버스 표지판에서 주위 분들에게 ‘여기서 타면 되는 것인지’ 물었다. 물론 주위에 사람이 없는 경우는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운전하시는 분께 물어야 했고, 반대편에서 타야 된다는 것을 알게 돼 불편했다”는 것.

 

▲ 합덕도서관 앞의 버스표지판. 어디서든 '당진시', '해나루쌀'의 내용이다.     © e-당진뉴스
 
결국 당진시민이나 관광객, 이주민에게도 당진의 시내버스 승강장 표지판은 불친절한 셈이다. 대중교통 이용 여행객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버스’나 ‘택시’ 뿐인 당진이 관광도시로서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당진의 버스표지판은 높낮이도 제 각각이라, 어떤 표지판은 너무 높고 혹은 낮다. 

 
-글자만 ‘군’에서 ‘시’로 바꿔...기울어지거나 흉물스러운 경우도 '그대로'

 
기자는 2010년 11월 이러한 점을 지적, “시 승격이 되면 어차피 ‘당진군’에서 ‘당진시’로 버스표지판을 정비해야 하므로, 이때 버스표지판 본래의 기능을 살리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기울어진 표지판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었다.

당시 당진군의 해당부서 책임자는 이에 대해 “인근 시군도 각 지역의 특산물 등 홍보 이미지를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다른 정보도 넣으면 편의적으로 더 좋을 것이다. 차후 교체 시 참고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선진적 시스템을 갖춰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었다.  
▲ 당진의 한 버스표지판의 모습. 당진 시 승격 전(사진 왼쪽)과 승격 직전 변경된(오른쪽) 모습. 당진시가 되면서  '당진군'에서 '당진시'로 바꾸었을 뿐, 노후화되고 휘어 있는 등 흉물스러운 표지판은 그대로다.      © e-당진뉴스

하지만 시 승격을 준비하면서 당진은 버스표지판의 문구를 ‘당진군’에서 ‘당진시’로 한 글자를 바꾸고, 해나루 쌀 홍보 이미지 디자인을 바꿨을 뿐이다. 씁쓸한 점은 기울어진 버스표지판이나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는 것도 바로잡지 않은 채, ‘당진군’에서 ‘당진시’로 바꿔놨다는 것이다.

 
-비 가림 시설 승강장, 노후화와 조명 없어 주민 불편

 
버스표지판과 달리 마을 이름과 행선지도 적혀있는 비 가림 시설 승강장. 그러나 이 역시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지난 6일 오후 6시 30분경 정미면의 한 버스승강장. 일찍 날이 어두워지는 겨울, 주변에 가로등이 없으면 이처럼 어둡다. 멀리서 오는 차량의 헤드라이트 만이 잠깐씩 환하게 밝혀줄 뿐이다.     © e-당진뉴스

노후화된 비 가림 시설 승강장은 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용 주민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또 일찍 어두워지는 겨울철에는 읍면지역 승강장의 경우 주위에 가로등이나 보안등이 없는 곳은 저녁이면 칠흑 같아지기 마련이다.

 
▲ 그나마 주변에 가로등이나 보안등이 있는 비 가림 시설 승강장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 e-당진뉴스

지난 2011년 12월 9일 도로교통과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안효권 의원도 이러한 문제를 지적했었다. 안 의원은 “농촌지역은 가로등이 없어서 캄캄하고, 서산과 달리 당진은 길을 아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가기도 힘들다. 또한 방치돼 우범지역처럼 돼 있는 곳도 있다. 외지에서 와서 안 좋은 이미지를 인식하고 가면 되겠느냐”며 개선을 촉구했었다.


▲ 벽돌조 형식의 오래된 버스 승강장의 모습.     © e-당진뉴스


 
▲ 흙을 싣고 오가는 대형 트럭의 통행량이 많아 모래가 많이 날리는 등 문제로, 주민이 임시방편으로 소파를 창에 올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 e-당진뉴스


-서산시, 태양광 이용 조명시설 설치 중

 
본지 기자가 서산의 버스승강장을 살펴보니 야간에 조명이 들어오는 몇 개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서산시청 교통과 관계자에 따르면, 서산시는 2008년 시범적으로 설치를 시작한 이후 계속사업으로 태양광 이용 조명시설 설치를 진행 중이다. 태양광을 이용해 낮에 전기를 충전했다가 저녁에 조명이 들어오는 이 시설을 설치하는 데에는 1개소 당 450만원이 들었으며, 전체 승강장(500여개소) 중 37%정도 설치돼 있다고 한다.


▲ 서산시의 비가림 시설 버스 승강장의 모습. 오후 5시 50분경,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조명이 켜져 있다. 낮에 태양광으로 전기를 충전해 저녁이면 불이 들어오게 돼 있다.     © e-당진뉴스

서산시청 관계자는 “야간에 승강장이 어두워 차량과 주민 모두 불편하고, 우범지역 우려가 있어 시행하기 시작했다. 시 외곽지역의 보안등이 없는 곳에 우선 설치를 하고 있으며, 주민 반응이 좋아 계속 진행할 사업이다”라고 설명했다.

 
▲ 서산시의 한 버스승강장의 모습. (화살표 표시) 승강장 위쪽에 태양광 시설이 설치돼 있다.     © e-당진뉴스

2008년 시범설치 이후, 2009년 본격적으로 설치한 서산시는 지금까지 7억여원의 설치비용이 들었으며, 모두 시비로 충당했다고 한다.

 
▲ 날은 어두워지고 있지만 조명이 켜져 있는 서산시의 한 버스승강장 모습.     © e-당진뉴스

한편 서산시의 버스표지판의 경우, 행선지 정보는 제공되고 있지 않지만 마을 이름 등 지명이 명시돼 있어, 어디서든 ‘당진시’라고 돼 있는 당진의 것과 비교된다.

 

-아산시, 버스에 GPS 설치...스마트폰 등 활용 가능

 
아산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아산시는 버스 128대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설치했으며, 웹 사이트를 통해 버스정보시스템을 볼 수 있다.


▲ 아산시내의 버스승강장에는 버스운행정보를 알리는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주요 노선 63개소에 설치돼 있다고 한다.     © e-당진뉴스


또한 정류장마다 고유번호가 있으며, ARS 전화를 통해 정류장 번호를 입력하거나, 스마트폰 앱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면 버스노선정보와 버스가 언제쯤 승강장에 도착하는지 등을 알 수 있다고 한다.

 
▲ 스마트폰으로 앱을 다운로드 받아 천안과 아산의 버스 노선 정보를 알 수가 있다. 현재 주민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정류장을 입력하면 버스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알 수 있는데, 이는 버스 128대에 GPS를 설치했기 때문.     © e-당진뉴스


아산시 내의 주요 노선 등 63개소의 비 가림시설 승강장에는 전광판(스크린)을 이용해 노선 정보와 버스 운행 시간표를 볼 수 있다. 버스 표지판의 경우는 전체 아산시의 60~70%정도를 행선지 정보를 명시한 신형표지판으로 교체했다.

 

▲ 아산시의 신형 버스표지판의 모습.     © e-당진뉴스

물론 아산시 전역에 이러한 시스템이 아직 다 갖춰지진 않았지만, 대중교통 이용자의 편리를 위한 여러 가지 시도들이 추진,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당진시가 참고할 만하다.

 
-당진의 버스승강장, 올해 큰 개선 안 될 듯

 
당진시는 2012년 비 가림 시설 승강장과 표지판 유지보수 비용으로 3,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으며, 승강장 12동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당진시 전역의 버스표지판은 694개소, 비가림 시설 승강장은 488개소로 총 (2011년10월31일 기준) 1,195개소이다. 

3,000만원의 올해 예산 편성은 기존의 승강장들을 유지 보수, 관리하는 정도의 금액이라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 당진 내의 비 가림 시설 승강장의 모습. 신형 버스 승강장으로 상당수 바쮠 점은 좋지만, 인적이 드물고 가로등이 없는 지역은 겨울철 초저녁부터 어두워 조명 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당진 내의 비가림 시설 승강장은 500여 곳에 이르지만 승강장 자체에 조명 시설이 돼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     © e-당진뉴스

작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개선이 촉구된 비가림 시설 승강장의 조명 설치 건의에 대해 당진시는 올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당진시 관계자는 조명 설치에 대해 “서산은 태양광을 이용해 비 가림 시설 승강장에 조명 시설을 설치했는데 1개소 당 비용이 많이 든다. 때문에 보안등이나 가로등을 야간에 어두운 승강장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에 비 가림 시설 승강장 인근 전신주에 보안등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신주와 거리가 있는 승강장도 많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정미면 천의2리의 비가림 시설 승강장의 모습. 주위에 아무런 조명시설이 없기 때문에 겨울철 저녁부터는 어두워진다. 당진시는 올해 위 사진과 같이 승강장 옆 전신주에 보안등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 e-당진뉴스

버스표지판의 행선지 정보와 마을 이름 명시, 비가림 시설 승강장의 조명 설치 건의 등에 대해 당진시청은 “예산이 생각보다 많이 드는 문제라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높은 재정자립도와 예산 6,000억원 시대를 열었다고 자랑스러워하는 당진시가 주민의 편의와 삶과 밀접한 사업들에 대해서는 ‘예산이 많이 들어서’라는 이유를 언제까지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군’에서 ‘시’로 승격되는 것을 추진해왔고 축하한 당진시는 이제 높아지는 시민들의 요구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만 한다.

정미면의 오래된 버스 승강장을 촬영하는 데 한 어르신이 본지 기자에게 말을 붙인다.

그 어르신의 한 마디. “더 좋게 만들려구 (시청에서)나오신 거쥬? 여기 트럭들 많이 다녀서 먼지도 많이 날리는데 벽에는 구멍이 나 있어서, 먼지 먹구유...의자는 닦아도 금방 더러워져서 앉질 못 해유.. 밤에는 깜깜해서 아무 것도 안 보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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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1/08 [20:47]  최종편집: ⓒ e-당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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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정 12/01/09 [17:14]
시내버스승강장 표지판이 결국 작대기 꽂아논 것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 수정 삭제
시민 12/01/10 [09:16]
그냥 보도자료나 베껴쓰는 타 신문들하고 점차 차별화 되가는 것 같아 독자로서
흐뭇합니다.

팩트를 전달하기 위한 주변 정보까지, 알찬 기사 잘 보고 갑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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